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 바싸르 콘서트 오케스트라 현악 5중주의 연주가 이어지고 계속해서 노래와 연주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음악회가 진행되었다.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갈대피리의 춤', 포카혼타스 ost '바람의 빛깔', 김효근 '첫사랑',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ost '지금 이 순간'. 리로이 앤더슨 '재즈 피치카토', 피노키오 ost '별에게 소원을', 해바라기 '행복을 주는 사람', 도니제티 '남몰래 흐르는 눈물', 리로이 앤더슨 '고장난 시계', 사운드 오브 뮤직 ost '더 사운드 오브 뮤직 메들리'로 이어진 음악회 순서가 마무리되자 여기저기서 박수소리와 함께 앵콜이 터져 나왔다. 테너 추현우 씨의 앵콜곡은 첫 무대를 장식했던 김한기 편곡 '동요메들리'.
앵콜곡을 끝으로 흥겨웠던 정원음악회 숨결이 마무리된 후 박노수미술관을 관람했다. 박노수미술관은 한국 화단의 거장인 박노수 화백이 40여 년간 거주하던 집을 미술관으로 만든 곳이다. 박노수 화백의 기증 작품과 컬렉션 등 총 1,000여 점의 풍부한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는 서촌 가볼만한곳이다. 전시물 자체도 멋스럽지만 1930년대 건축된 문화주택 안을 둘러본다는 것 자체가 더욱 흥미로웠다.
박노수 화백이 실제 거주했던 곳을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데, 삐걱거리는 마룻바닥 소리마저 운치 있게 느껴졌다.
2층에 있는 다락방에 앉아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창밖을 보고 있으려니 나도 붓을 들고 뭔가를 그릴 수 있을 것만 같다. ㅎㅎ
미술관 내부만큼이나 잘 가꿔진 정원.
음악회가 끝나자 사람들은 밀물이 빠져나가듯 사라져갔는데 미술관을 관람하고 나오니 한산한 것이 산책하기에 딱 좋다.
남정 박노수는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1953년 대한민국 국무총리상, 1955년 대통령상을 수상, 대한민국예술원상, 5.16 민족상, 3.1 문화상, 대한민국 문화훈장 등을 수훈하였다.
전통적인 화제를 취하면서도 간결한 운필과 강력한 색감, 대담한 터치 등의 독자적인 신화풍을 구축하여 전통 속에서 현대적 미감을 구현해 낸 작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원의 뒤뜰에는 박노수 화백이 도안하여 제작한 휴식공간이 있다.
둥그런 테이블이 가운데 있고 네모난 의자들이 놓여 있다.
자연과 동화된 분위기가 편안함을 준다.
집 안에도 정원에도 수석들을 볼 수 있는데 화백의 취미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이제는 서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독대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정원 뒤편에는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서촌 일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언덕이 있다.
화백의 숨결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가옥의 아름다움에 서촌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멋진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