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30일, 종로 ‘아이들극장’이 1주년을 맞이합니다. 역사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마라톤의 핵심이 스타팅에 있듯이 출발점으로부터 정해진 괘도를 잘 달리고 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자체 최초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최초에 해당하는 어린이 전용극장이 서울의 중심 종로, 종로의 문화중심 대학로 연극촌 언저리에 첫 둥지를 틀면서 다짐했던 목표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잘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일은 ‘아이들극장’의 미래를 만드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종로는 예로부터 교육, 문화, 역사와 전통의 동네였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최고의 교육기관이 있던 곳, 최상의 문화가 존재하던 곳, 유구한 역사가 존재하던 곳, 전통을 만들어 낸 곳, 바로 그곳이 종로입니다. 객관적 통계는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사회지도층 인사 대부분이 종로 출신인 것 만 봐도 종로는 바람직한 교육환경의 동네였음을 입증합니다.
그러했던 종로가 언제부터인가 산업화의 거친 물결과 물질 우선주의가 낳은 여러 가지 지역적 요소들로 인하여 살고 싶은 동네가 아니라 잠시 들러보는 동네가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이미 2014년 1972년에 비하여 0세~14세 어린이 인구가 반쪽이 나기 시작하면서 명문 교육기관들과 중산층이 종로를 떠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한 현상은 그 빈자리를 빈곤층 자녀들이 채워 오히려 종로의 특정지역은 어린이인구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나타내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사회적으로 종로의 문화편차가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로는 그 어느 지역보다도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문화다양성 교육이 절실한 곳입니다.
새로운 문화 창조를 위해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어린이를 위한 문화예술을 통하여 새로운 문화 환경을 탄생시켜야하는 절박함에 도달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절망적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종로는 이 같은 문화다양성 정책이 수립되고 실천된다면 희망의 동네이자 기회의 동네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아이들에게 희망의 동네이자 기회의 동네인 종로가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데에는 종로 '아이들극장'의 개관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극장이 개관되면서 내심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종로구의회를 비롯하여 구청 관계자들과 연극계 그리고 많은 문화계 인사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아이들극장을 응원해 주셨고 극장 존재의 당위성에 더없이 큰 힘을 실어 주셨습니다. 저명하신 연극계 원로 분은 어느 글을 통하여 종로구의 혁명이라고까지 극찬해 주셨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속담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극장’은 칭찬에 춤추기보다 칭찬을 채찍이라 여기며 책임과 사명감으로 더욱 정진하려고 합니다.
하나, '아이들극장'은 명실공한 명품극장이 되고자 합니다.
아이들이 무대를 통해서 예술적 아름다움으로 내면을 채울 수 있는 작품들만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아이들에게 아부하는 상업적 작품을 배제하여 아이들에게 사회적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작품으로 승부를 걸고자 합니다.
둘, '아이들극장'은 새로운 체험의 무대예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빠른 시대 변화에 따라 우리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두뇌 놀이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예술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포용하되 독특한 작품들을 선별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셋, '아이들극장'은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자 합니다.
알게 모르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혼돈시대의 아이들에게 예술로 위로하고 치유하는 공익적 역할을 통하여 극장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넷, '아이들극장'은 모든 아이들에게 평등한 문화혜택을 주고자 합니다.
장애아를 포함하여 다양한 계층과 부류의 아이들에게 주어진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무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섯, '아이들극장'은 오로지 아이들만을 생각하는 공간이 되겠습니다.
종로에서 시작된 아이들 공간의 향기가 서울, 아니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기억에 남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어른이 된 아이들이 다시 그 자녀를 데려오는 깊은 역사의 공간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現 (재)종로문화재단 아이들극장 예술감독
現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이사장
어린이문화예술학교 창립자, 예술교육감독
극동대학교 대학원 연극과 초빙교수
장애어린이축제 조직위원장
한국연극인복지재단 / 한국연극협회 이사
주요작품 아동극<우당탕탕 할머니의방>, <할아버지의 호주머니>, <대지의 아이들>, <쉬반의 신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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